신윤성 온크루소프트 대표.
신윤성 온크루소프트 대표.
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웨이보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부터 아마존·이베이·알리바바를 비롯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CNN·블룸버그·BBC 등 미디어, 미국 정보기관까지. 쟁쟁한 이들 기업·기관의 공통점은 디지털 보안플랫폼 ‘제로폭스(ZEROFOX)’ 고객사라는 것이다.

제로폭스는 각종 불법콘텐츠를 감지해 즉각 고객에게 알려 자동삭제 조치한다. 짝퉁(이미테이션) 제품, 브랜드 사칭, 판권·저작권 침해, 루머를 포함한 가짜뉴스·악성댓글 등에 대한 광범위한 탐지기능으로 입지를 굳혔다. 유명 기업들이 제로폭스에 자사 데이터베이스(DB) 접근과 즉각 삭제까지 허용한 이유다.

제로폭스는 상업적 이슈뿐 아니라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아동성범죄 동영상, 마약·총기 거래, 테러 등 딥·다크웹도 찾아낼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했다.

기업·기관들은 내부 팀을 운영하거나 외주를 줘 수작업으로 불법콘텐츠에 대응해왔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였다. 가령 SNS나 오픈마켓에서 짝퉁을 파는 경우 기업은 해당 자료 검색 및 수집, 법률 자문, 해당 네트워크 사업자 요청 등을 거쳐야 한다. 제로폭스는 이 과정을 생략했다. 빠르게 알리고 자동 조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력한 보안플랫폼을 들여왔다”고 말을 건네자 제로폭스 한국 총판을 맡은 온크루소프트의 신윤성 대표(사진)는 “맞다. 제로폭스는 개인정보 도용 모니터링, 해킹 원천차단 등 디지털 보안에 강점을 지녔다”면서도 “국내에 도입하면서는 보안 못지않게 ‘가치보호 솔루션’을 포인트로 소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온크루소프트는 국내 공공(정보)기관, 엔터테인먼트, 코스메틱(화장품) 분야를 공략 타깃으로 잡았다. 불법콘텐츠 대응이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기업브랜드 이미지 및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관리는 오히려 후순위로 뒀다.
제로폭스의 탐지 범위. / 출처=온크루소프트 제공
제로폭스의 탐지 범위. / 출처=온크루소프트 제공
“SNS 불법 계정만 4000만개, 그중 92%가 사기 피해에 연루됐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만큼 취약하죠. 제로폭스는 ‘방화벽 밖’에 있는 소셜·디지털 채널에서의 리스크를 15초 이내에 파악해 고객에게 알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고객사들의 자체 DB 접근권한을 갖고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까지 연결되니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신 대표는 SNS가 활성화된 국내 시장 특성을 감안해 솔루션 적용대상으로 공공기관이나 엔터테인먼트, 코스메틱을 콕 집었다. 이들 분야의 교집합 격인 ‘송중기 마스크팩’ 사건을 대표사례로 꼽았다. 특허청은 지난 7월 총액 200억원 상당의 짝퉁 송중기 마스크팩 600만개 유통을 적발한 바 있다.

그는 “제로폭스 솔루션을 사용하면 짝퉁 판매 파악 즉시 진품 제조사에 얼럿(경고)을 보낸다.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짝퉁 유통 제한을 비롯해 필요한 경우 판매 사이트도 즉각 폐쇄할 수 있다”며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 짝퉁이 많은 화장품 분야에 제로폭스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성분표나 기업 이미지(CI) 등을 제로폭스에 제공하면 점 하나, 숫자 하나만 진품과 달라도 곧장 얼럿을 띄울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곧 다가오는 중국 광군절(11월11일) 같은 거대 시장도 제로폭스를 도입하면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봤다. “광군절 하루 알리바바 매출이 28조원입니다. 그런데 알리바바에 올라온 제품 상당수가 짝퉁이라고 하잖아요. 그게 다 정품으로 팔리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 제로폭스 고객사인 알리바바는 불법으로 판정되면 판매자 계정 자체를 삭제해버린다고 했다. 신 대표는 “솔루션 도입으로 인한 매출 상승효과를 고려하면 보안을 ‘비용 지출’로만 볼 이유가 없다. 기존 해외 고객사들은 제로폭스를 도입해 매출이 15~25% 성장한 케이스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윤성 온크루소프트 대표.
신윤성 온크루소프트 대표.
그는 “한국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유튜브에 뛰어드는 등 SNS 활동이 워낙 활발하다. 디지털 네트워크도 잘 깔려있어 연예인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순식간에 퍼지지 않느냐”면서 “제로폭스를 접하고 한국 시장에 출시하면 무조건 통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제로폭스의 기술력은 이미 검증 받았다. 25개 국어를 번역해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다. 자연어 처리(NLP), 디지털 이미지 인식(딥페이크까지 잡아내는 선진 AI기술 기반 머신러닝)이 모두 가능하고 피싱사이트 차단 기능도 갖췄다. 방대한 규모의 관련 DB를 보유했으며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리스크를 감지하는 고급 서비스 전담부서 ‘알파팀’을 운영, 보다 정확한 분석을 원하는 고객에겐 특정 키워드에 대한 맞춤형·긴급 대응을 제공한다. 이외에 고객이 리포트를 받아보고 관련 데이터를 한 눈에 확인한 뒤 적절히 대처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앞선 10여년 IT(정보기술) 업체를 운영해온 신 대표는 기술보다 필요(니즈)에 역점을 둔 결과물이 제로폭스 국내 론칭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IT 시장은 속도전 경향이 강해요. 굉장히 빠르게 카피하고, 가격으로 후려치기도 만연하죠. 출혈경쟁 구도입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남들이 잘 안 하면서도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게 되더군요. 제로폭스가 그같은 고민에 딱 맞는 아이템이라 생각합니다. 국내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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