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누적 가입자 수가 이르면 이번주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초기 가입자 증가 속도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 때보다 빠르다.

통화 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5G 스마트폰이 잘 팔리고 있는 것은 5G폰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초기 5G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불법보조금을 뿌리는 등 가입자 모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반기 보급형 5G폰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G 스마트폰 종류가 많아지면 가입자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연내 100만 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5G 누적 가입자 수가 200만~300만 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예상 밖 질주'…5G 가입자 100만명 넘는다
지난 5일 기준 가입자 85만명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5G 누적 가입자 수는 약 85만 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만5000명씩 늘어나고 있어 이르면 다음주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4월 5일 삼성전자의 첫 5G폰인 갤럭시S10 5G가 출시된 이후 70여 일 만이다.

통신 3사는 갤럭시S10 5G 출시와 동시에 5G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5G 서비스 상용화 첫 달인 4월 말 약 27만 명이던 5G 가입자 수는 지난달 10일 LG전자의 첫 5G폰 V50 씽큐 출시를 계기로 급격히 증가했다. 5월 한 달간 50만 명 넘게 가입했다.

5G 가입자 증가 속도는 LTE 상용화 초기 때보다 빠르다. LTE 가입자 수는 2011년 9월 28일 갤럭시S2 LTE가 처음 출시된 이후 83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5G 서비스는 당초 120만~140만원대에 이르는 전용 스마트폰 가격 때문에 확산이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 수준인 70만원대 공시지원금을 제공하고 스마트폰 판매점을 대상으로 가입자 유치 장려금을 풀자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었다.

LG V50 씽큐는 출시 첫날 공짜폰이 되기도 했다. 일부 통신사에선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꾸는 것)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사면 오히려 현금을 주는 ‘페이백’까지 등장했다.

불법보조금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고 이후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휴일인 지난 6일에도 일부 통신사가 일시적으로 70만∼80만원의 불법보조금을 지원해 LG V50 씽큐 가격이 10만원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014년 불법보조금을 차단하기 위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도입한 이후 최신 스마트폰 가격이 이렇게 낮아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출혈 경쟁’ 통신사 실적 악화 전망

5G 서비스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반기에 보급형 5G폰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7월께 첫 폴더블폰이자 5G폰인 갤럭시폴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시장 상황에 따라 보급형 5G폰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5G폰 종류가 많아지면 서비스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당초 5G 가입자 수가 연내 10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엔 200만~300만 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 3사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넘게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통신망 구축 비용에 마케팅 비용까지 늘어 통신사들의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