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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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쓴 맛을 본 가운데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운영하는 국내 4대 거래소 중 업비트만 웃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개 거래소는 2018년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거래소 4곳 모두 자산이 대폭 줄었다. 작년 암호화폐 가격하락 여파다.

업비트 자산은 2017년 1조2500억원에서 2018년 63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빗썸은 1조9200억원에서 54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코인원도 1300억원에서 810억원으로, 코빗 역시 3500억원에서 780억원으로 감소했다. 단 코인원은 회계기준을 변경해 지난해 하반기(7~12월)까지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내리면서 거래소 보유 암호화폐 가치가 줄었고 보유 암호화폐를 매각하며 처분손실이 발생했다.

빗썸의 경우 2017년 4159억원에 달했던 암호화폐 자산은 2018년 4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업비트는 640억원에서 320억원으로, 코빗도 390억원에서 90억원으로 감소했다. 코인원은 7억80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에선 업비트가 웃음을 지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전년 대비 113% 늘어난 영업익 287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400억원으로 400억원 늘어났다. 4대 거래소 가운데 유일한 흑자다.

나머지 거래소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7년 5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빗썸은 200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코인원과 코빗도 각각 57억원, 4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허리띠를 졸라맨 업비트가 선전했다는 업계 평가다. 다른 거래소들은 매각을 추진하거나 무인결제 단말기, 해외송금 등 신규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한 데 비해 업비트는 거래소 운영과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루니버스' 개발에 집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는 신규 사업보다 기존 사업에 집중한 덕에 지출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킹이나 '가두리 펌핑' 등 이용자들 불신을 살 요인이 없었던 것도 선전한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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