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핀테크(금융기술) 사업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인터넷은행, 가상화폐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펄펄’ 날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규제에 막혀 기어 가고 있다. 사업 주 무대인 일본과 한국의 규제 환경 차이가 이 같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뛰는 네이버, 기는 카카오…규제가 가른 '핀테크 성적'
네이버의 자회사이자 일본 1위 모바일메신저 업체인 라인은 일본 3대 금융업체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손잡고 2020년까지 인터넷은행을 세우기로 했다. 노무라증권과는 ‘라인 증권’ 서비스를 함께 개발 중이다. 다음달에는 온라인 기반 대출상품(라인 크레디트)도 내놓는다. 라인은 핀테크사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지난 10월 네이버를 ‘50대 유망 기업(The Future 50)’ 중 6위로 선정하며 “라인이 세계가 주목할 핀테크업체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라인 같은 정보기술(IT)기업이 금융 분야에 진출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대폭 풀고 있다. 2010년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용했고 2016년에는 금융회사에 대한 IT기업의 출자 비율 제한을 완화했다.

카카오도 라인처럼 막강한 모바일메신저 플랫폼을 앞세워 지난해 국내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에 진출했지만 규제에 묶여 아직 대주주 자리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도입 때 각종 인허가 절차를 면제해주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지 1년 만인 지난달에야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겨우 넘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