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해외 투자 규모가 작년의 9배 수준인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해외 투자액은 9797억원에 달했다. 작년(1116억원)의 8.7배 규모다.

네이버는 지난달 일본 자회사인 라인에 7517억원을 투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였다. 또 미국 내 소상공인 대상 플랫폼업체인 허니북(56억원)과 회원제 소셜커머스업체 매스드롭(45억원), 동남아시아 지역 공유오피스업체인 넥스트하이브인터내셔널(22억원)과 쇼핑검색·가격비교업체인 아이프라이스(22억원) 등 올 들어 8725억원을 투자했다. 작년의 8.9배에 이르는 규모다.

카카오의 올해 해외 투자액은 1072억원으로 작년(141억원)보다 7.6배 늘었다. 카카오는 지난 3월 블록체인사업을 추진하려고 200억원을 들여 일본에 관련 자회사 카카오지를 설립했다. 4월에는 일본 만화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카카오재팬에 799억원을 투자했다.

두 업체는 외국 기업의 거센 공격으로 국내 입지가 좁아지자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고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인터넷 검색서비스 분야에서 구글 유튜브의 위협을 받고 있다.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음원 유통 서비스 멜론 이용자도 많이 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고 유튜브로 음악을 즐기는 국내 이용자는 급증했다.

국내에서 각종 규제로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사업이 막히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