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생리대 파동을 촉발한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 검사 결과 공개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확한 검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릴리안 생리대를 제조하는 깨끗한나라는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강원대 연구팀)가 발표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모두 공개하라고 28일 요구했다. 깨끗한나라는 “릴리안 외에 아홉 개 다른 제품에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검출됐는데 릴리안 결과만 공표됨으로써 소비자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줬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여성환경연대가)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시험 결과의 공정성과 순수성에 의혹을 키우는 것”이라며 “(미공개 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26일 검사 결과 미공개 결정을 내렸다. 여성환경연대는 “업체와 제품명이 포함된 검출시험 결과를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달했고, 식약처가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므로 정보 공개는 정부 당국에 일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28일 “정부가 조사하지 않은 내용을 정부가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리 공개를 하면 정부가 인정한 결과라는 오해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조사를 진행한 김만구 강원대 교수는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를 학술지 등에 게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 팀의 시험 결과에서는 조사 대상인 열 개 전 제품에서 VOCs 등 발암 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릴리안을 제외한 다른 업체와 제품명, 검출량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국내 시판 중인 생리대(56개사 896개 품목)를 대상으로 VOCs 검출 조사에 들어갔다. 유해물질 104종 중 위해도가 높은 VOCs 10종의 검출 여부와 검출량을 우선 조사한 뒤 9월 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전예진/이우상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