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RC "이산화탄소 처리량 기존의 2.5배…내년 미국서 검증"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효율의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KCRC)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한 아민 화합물 기반 이산화탄소 습식 흡수제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화석연료에서 연소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기술로 전체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공정 비용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해 어떤 형태의 흡수제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액체를 사용하는 습식, 고체를 사용하는 건식, 필름 형태의 막을 사용하는 분리막 방식으로 나뉜다.

KCRC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습식 방식으로, 이산화탄소와 유기화합물인 아민의 화학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아민 기반 흡수제를 이용한다.

흡수제는 반복적인 재사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탈착 과정을 거치는데, 기존 이산화탄소 흡수제는 재생을 위해 120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해야 해 에너지가 많이 든다.

특히 기존 아민 기반 흡수제는 반복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탈착하는 효율이 떨어지고, 화학적인 변성이 일어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아민 수용액에 특정 화합물을 첨가해 물리·화학적 안정성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흡수 속도와 용량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MAB 흡수제는 기존 상용화된 MEA 흡수제에 비해 2.5배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으며, 흡수 속도도 1.5배 이상 빠르다.

흡수제 재생에 필요한 에너지도 적게 들어 기존 이산화탄소 1t을 처리하는데 2.4GJ(기가줄)이 소요되던 것을 2.0GJ까지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은 40% 이상, 이산화탄소 습식포집 공정 플랜트 구축에 드는 비용은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 대해 센터 내 150큐빅미터(㎥)/h 규모의 실증 플랜트에서 500시간 연속 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내년 초에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NCCC'(National Carbon Capture Center·국립탄소포집센터)의 2천큐빅미터(㎥)/h 실증 설비에서 기술을 국제 검증할 계획이다.

KCRC 박태성 실장은 "2050년이면 세계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시장 규모가 150조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능은 높고 비용은 저렴한 이산화탄소 포집 원천 기술을 확보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경희대 김훈식 교수팀, 서강대 이광순 교수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백일현 박사팀 등이 참여했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