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암 치료기인 '사이버 나이프'를 이용한 암 치료가 기존 방법으로는 수술이 어려운 재발암 환자의 생존율을 10% 이상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김종순)은 2002년 국내 최초로 로봇 암 치료기인 사이버나이프를 도입한 후 6년간 2000명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 재발한 자궁경부암,비인두암,직장암,간암뿐 아니라 췌장암과 전립선암에서도 기존의 방사선 치료법보다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결과는 '국제치료방사선학회지'(1월호)에 게재됐다.

방사선 치료의 목적은 가능한 종양 부위에만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정상 조직에는 최소한의 방사선이 조사되도록 해 부작용 없이 종양을 제거하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사이버나이프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방사선 치료 장비다.

사이버나이프는 600만 전자볼트의 에너지를 가지는 X선을 분당 300cGy(센티그레이 · 1cGy는 일반인이 X선 촬영을 40~50회 했을 때 받는 방사선의 양)의 선량으로 종양 크기에 따라 직경 5~60㎜의 관을 통해 조사할 수 있는 데다 종양 부위 추적장치는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치료 효과가 크다. 4~5개 방향에서 쏘는 기존 방사선 치료와는 달리 로봇 팔이 1200개 이상의 방향에서 방사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이 임파절로 전이된 경우 사이버나이프로 전이 암세포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한 결과 5년 생존율이 40.1%로 기존 치료법(31%)보다 훨씬 높았고 환자 27명 중 19명은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됐다. 또 귀,코,뇌 주변에 발생하는 비인두암을 사이버나이프로 치료한 결과 5년 생존율이 7.6~36%에서 61%로 높아졌다.

재발 직장암의 경우 20명 중 11명에서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었으며 평균 생존 기간도 20개월 이내에서 40개월로 증가했다. 전립선암 환자 중 사이버나이프 시술을 받은 44명의 5년 생존율은 100%를 기록했다. 췌장암 환자에게 3차원 입체 방사선 치료와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적 수술을 결합한 치료를 도입한 결과 평균 생존기간이 8~12개월에서 14개월로 늘어났다.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의 김미숙 박사는 "사이버나이프 방사선 치료는 무혈 무통의 치료법이며 일반적으로 호흡 등으로 인한 움직임이 적은 부위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