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웠지만 나를 버린 옥션을 깨버리겠다' 옥션의 전 CEO(최고경영자)인 이금룡씨가 전자지불 솔루션업체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자신이 이끌었던 옥션에 맞서는 동종사업을 전개함에 따라 옥션(대표 이재현)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자지불 솔루션업체인 이니시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금룡 전 옥션 사장은 자신이 최고경영자로 재직당시 국내 최고의 인터넷경매업체로 성장시킨 옥션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부문과 같은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자신이 옥션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설에 같이 일했던 부하직원들을 스카우트해 사업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은 대부분 기획 등 핵심적인 부문의 실무를 맡고 있는 인물들로 알려져있다. 이니시스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사업부문에 대한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사업계획을 공표할 방침이다. 이니시스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사업 전개에 대해 업계에서는 업계 1위인 전자지불솔루션을 바탕으로 이금룡 사장의 경영능력과 옥션에서 온 핵심인력들의 업무능력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 단기간에 옥션을 위협할 경쟁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옥션을 성장시킨 주인공인 이금룡 사장이 이 사업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고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7월 갑자기 옥션의 대주주인 미국 이베이사의 결정에 의해 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재현 전 두루넷 사장에게 자리를 넘기게 됐다. 너무 갑작스레 결정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실적부진 또는 향후 사업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때문에 대주주인 이베이로부터 사직을 권고받았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최근 자신의 경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전자지불 솔루션 업체 CEO로 컴백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키운 옥션에 맞서 동종사업을 전개함에 따라 옥션에서 나올당시 대주주인 이베이와 그리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물러난 것은 아니라는 추측을 더욱 강하게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옥션의 경영진은 `이금룡씨가 그럴리 없다'며 놀라워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옥션의 장점과 약점을 모두 알고 있는 이금룡 사장이 경쟁적인 사업을 전개할 경우 예상 매출 및 수익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옥션 고위 관계자는 "회사를 키웠던 이금룡 사장이 경쟁업체를 이끌고 나선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일단은 정확한 진위파악에 나서는 한편 경영진 긴급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