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침을 겪은 기술주가 올해 증시 랠리를 이끌고 있다. 미국 기술주 주요 지표인 ‘FANG(페이스북(현 메타),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지수 상승률이 올 들어 S&P500지수의 일곱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FANG+는 FANG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엔비디아, 스노플레이크, AMD 등을 더한 것이다.

FANG+의 부활…S&P500 상승률의 7배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FANG+지수는 전일 대비 1.3% 오른 5896.84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1월 3일) 지수인 4376.31과 비교하면 34.7% 높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은 4.7%를 기록했다. FANG+지수 상승률의 7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10개 종목은 1월 3일과 대비해 모두 주가가 올랐다. 엔비디아(83%), 테슬라(83%), 메타(62%), AMD(50%), 애플(27%) 등의 순으로 주가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FANG+지수가 41% 폭락한 상황과 180도 달라졌다.

또 다른 기술주 지표로 꼽히는 나스닥100지수도 이날 전거래일보다 1.42% 오른 12,741.44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 17일까지 12거래일 연속 S&P500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기술주가 최근 강하게 반등한 데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피벗(금리정책 전환)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로 은행주가 급등락하고 다우지수가 출렁이자 나스닥시장으로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정보매체 마켓워치는 “금리 인하 기대는 가치주보다 금리 변화에 민감한 경향이 있는 기술주 주가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기술주가 과매도 상태에 놓이면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났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기술주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CNBC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의 안슐 굽타 애널리스트는 이날 “기술주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의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들의 강세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므로 풋옵션 매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