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일대 전경. 사진=신경훈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일대 전경. 사진=신경훈 기자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전 세계 167개국 중 24위를 기록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델리전스 유닛'(EIU)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dex 2022)에서 한국이 24위에 올랐다. 지난해 기록(16위)보다 8계단 하락했다.

평가 총점 10점 만점 중 8.03점을 기록하면서 3년째 '완전한 민주국가'(full democracy) 평가를 받았다. 항목별 점수를 보면 ▲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 정부 기능 8.57점 ▲ 정치 참여 7.22점 ▲ 정치 문화 6.25점 ▲ 국민 자유 8.53점이다.

'국민 자유' 영역 평가는 1년 전과 비교해 0.59점 상승했다.

'정치 문화'는 1.25점 하락했다.

EIU는 한국과 관련해 "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줬다"며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이 합의와 타협의 공간을 위축시키고 정책 입안을 마비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라이벌 정치인들을 쓰러뜨리는 데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고 지적했다.

EIU는 "대중들이 갈수록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 제약에 방해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총점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로 구분한다.

한국은 2020년 8.01점으로 23위에 올랐다. 2021년에는 8.16점으로 16위였다.

1위는 노르웨이(9.81점)다. 이어 뉴질랜드(9.61점), 아이슬란드(9.52점), 스웨덴(9.39점), 핀란드(9.29점), 덴마크(9.28점), 스위스(9.14점), 아일랜드(9.13점), 네덜란드(9.00점) 등 순이었다.

2022년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 점수는 5.29점이다. 전년도 5.28점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EIU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각국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 여파가 여전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