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석방했다고 CNN방송이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측과 협상을 통해 그라이너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무기상 빅토르 부트 등과 맞바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그라이너는 이제 안전하다.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오고 있다"라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은 그라이너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미국에 수감된 부트와 그라이너를 교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에서 교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는 오랜기간 부트의 석방에 대해 미국과 협상했다"며 "미국이 부트를 교환 계획에 포함하는 데 대한 대화를 극구 거부했지만 러시아는 동포를 구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으로 오프시즌 동안 러시아 팀에서 활동하던 그라이너는 올해 2월 휴가를 마치고 러시아에 입국하는 과정에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라이너는 지병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처방받았고, 급하게 짐을 싸다 실수로 이를 넣었을 뿐 법을 어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법원은 올해 8월 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러시아 모르도비아 형무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이너와 함께 교환 논의가 이뤄졌던 미국인 폴 휠런은 여전히 러시아에 수감 중이며, 교환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휠런은 미국 해병대원 출신의 기업 보안 책임자로 2020년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