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 코로나’ 폐기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각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내년에는 세계적 불황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이런 전망을 흔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면서 중국의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국경 통제 해제로 중국 유학생과 관광객, 기업인이 출국하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블룸버그 계열 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중국이 내년 중반 완전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연간 글로벌 에너지 가격은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기존 예상인 3.9% 하락이 아니라 5.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은 부동산 시장 냉각과 제로 코로나 통제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올해 원유 구매량이 199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 전날 시설 격리와 강제적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방역 최적화 10개 조치’를 내놨다. 지난달 11일 방역 20개 조치 이후 감염자가 더 늘었지만 추가로 방역 수준을 낮추면서 위드 코로나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중국 당국은 또 지난달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개발업체의 대출과 증자 등 자금 확보를 지원하는 조치가 핵심이다.

다만 감염자 급증에 따른 의료시스템 붕괴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지연될 수 있는 리스크로 꼽힌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완전한 위드 코로나 시행 시 중국에서 중증 환자 580만 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중환자실(ICU) 침상은 10만 명당 4.37개다. 14억 명으로 환산하면 6만여 개밖에 안 된다.

한편 홍콩이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친중 매체 문회보가 8일 보도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