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유가가 4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로 중국 정부가 방역 정책 완화에 착수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4일(현지시간) 회의를 앞두고 원유 증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변수는 5일부터 도입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1.24달러(-1.52%) 하락한 배럴당 79.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4일 진행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회의를 앞두고 숨고르기를 했지만 이전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WTI는 6.5% 상승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배럴당 80달러선을 넘기도 했다.

2일 브렌트유 2월물 가격도 전장 대비 1.31달러(-1.51%) 떨어진 배럴당 85.57달러에 마감했다. 역시 한 주 동안 2.2% 올랐다.

11월 들어 국제유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3만8000명을 웃돌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일찍이 도입을 예고했던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는 상한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며 도입에 난항을 겪었다.
한 주간 반등한 국제유가…러 유가상한제 오늘 시작 [오늘의 유가동향]
그러나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가 전역에서 벌어진 이후 중국 정부가 빠르게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필요했던 PCR 음성 결과를 더 이상 확인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감염자들의 자가격리를 허용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를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 중 “현재 중국에서 확산 중인 오미크론은 델타에 비해 훨씬 덜 치명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우리가 일부 지역에서 더 많은 규제를 개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4일 OPEC+은 화상으로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10월 회의에서 결정한 원유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10월 OPEC+은 하루 원유 생산량 목표치를 전 회의보다 200만배럴 줄이는 대규모 감산 결정을 했다. 다음 OPEC+ 정례 장관급 회의는 내년 6월이다.

이번 회의는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5일부터 시행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상한선을 합의한 이후 내려졌다. 앞서 EU는 지난 2일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러시아 우랄산 원유 시장 가격인 배럴당 70달러보다 10달러가량 낮다. G7과 호주 한국 등도 동참한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감산을 감수하더라도 가격 상한제를 적용하는 서방에는 원유를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