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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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애플의 제품이 자국 국민들이 흘린 피로 오염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에서 불법 수출된 광물을 애플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25일(현지시간) 대리인단을 통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애플 제품 제조에 투입되는 광물들의 원산지를 철저하게 규명해달라"는 공식 서한을 송부했다. 애플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애플이 콩고민주공화국의 광물을 불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애플은 자체 조사에 착수했고, 최근 "애플의 공급망 업체들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운영 중인 주석(tin), 텅스텐, 탄탈럼 등 광물 제련소가 콩고민주공화국의 무장 단체에 직간접적으로 뒷돈을 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공시했디.

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 정부 변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애플의 아이폰, 맥 컴퓨터 및 기타 모든 액세서리가 콩고 국민의 피로 오염돼 있다"고 항변했다. 주석, 텅스텐, 탄탈럼 등은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인 광물이다. 이들은 해당 광물의 불법 수출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작년 9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에 의해 고용됐다.
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인근 샤바라 영세 광산에서 한 광부가 광석 자루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인근 샤바라 영세 광산에서 한 광부가 광석 자루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콩고민주공화국의 우간다 및 르완다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콩고 광산 벨트'에는 탄탈럼 등이 추출되는 광석인 콜탄이 세계 최대 규모로 매장돼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현재 정부군과 M23 반군 간의 전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년간 애플은 분쟁 지역 광물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자사 기기에 재활용 소재의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2014년에는 "장기적으로는 신규 광물을 얻기 위한 채굴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은 최근 발표한 '환경 보고서'에서 "작년에 애플 제품에 사용된 재료의 20% 이상이 재활용 원료에서 나왔다"며 "여기에는 제품에 사용된 텅스텐의 99% 이상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