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극단적 충돌을 막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두 나라의 ‘신냉전’ 국면이 완화할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찾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017년 1월 이후 5년 만에 첫 대면 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보자 “만나서 반갑다”며 악수를 나눈 뒤 3시간여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기후변화와 식량난 등 국제 이슈는 물론 양국이 맞서고 있는 대만 문제, 기술패권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경쟁이 충돌로 변하지 않도록 차이점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상호 협력을 요구하는 긴급한 글로벌 현안들에 대해 협력할 방안을 강구해나갈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방적 현상 변화에 반대한다”며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우려를 제기했다.

시 주석은 “현재 중·미 관계가 직면한 국면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양국 관계를 위해 올바른 발전 방향을 찾고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미 두 강대국의 지도자로서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담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속 조치를 위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데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두 사람은 같은 해 11월 화상 정상회담을 포함해 올해 7월까지 화상 및 전화 통화로만 다섯 차례 소통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이주현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