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원 흙수저 신화' 中재벌, 美법원으로 간 이유
중국 제2의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 창업자인 류창둥 전 회장(48)이 성폭행 혐의로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 법원에서 류 전 회장을 상대로 성폭행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재판을 위해 배심원 선정 작업이 시작됐다.

원고는 현재 워싱턴대학을 다니는 중국 출신의 유학생 류징야오(25)다. 류 씨는 지난 2018년 미네소타대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중 류 전 회장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류 씨는 미네소타대가 중국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특별 프로그램에 유학생 신분으로 자원봉사를 한 뒤 만찬 자리에 불려갔는데, 만찬을 주재한 류 전 회장은 과음한 후 정신을 잃은 류 씨를 숙소에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후 정신적인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힌 류 씨는 5만 달러(약 7200만 원) 이상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류 전 회장은 상호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했다고 반박하면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류 전 회장은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2018년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으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 사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류 씨에 대해 "돈을 목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등 공격이 이어졌고, 류 전 회장에 대해선 우호적인 여론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

류 씨의 변호사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의 여성운동가 량샤오원이다. 량 변호사는 류 씨가 승리할 경우, 중국의 '미투운동'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골 출신인 류 전 회장은 이른바 '흙수저 신화'로 중국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115억 달러(한화 약 16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류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에서 '밀크티녀'로 유명세를 치른 19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해 주목받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