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45)는 ‘강한 이탈리아’를 표방하는 극우 정치인이다. 반이민·반유럽통합 등을 내세워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멜로니는 1977년 로마 노동자 계급 지역인 가르바텔라에서 태어났다. 가정을 버린 아버지 때문에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그는 본인도 워킹맘이자 미혼모다. 15세 때 네오파시스트 성향의 정치단체 이탈리아사회운동(MSI)의 청년 조직에 가입했다. 29세였던 2006년 하원 의원이 됐다. 2008년에는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청년부 장관에 올라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31) 장관 기록을 세웠다.

2012년 멜로니는 베니토 무솔리니 지지자들이 창설했으나 1995년 해체된 MSI를 이어받은 FdI을 창당했다. 이후 2014년부터 대표직을 맡았다. 멜로니에게 ‘여자 무솔리니’란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2019년 10월 동성 육아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한 연설을 편집한 유튜브 영상이 그가 유명해진 계기가 됐다. 이 유튜브 조회 수만 1200만 회가 넘었다. 당초 이 영상은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인 멜로니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지만 오히려 그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멜로니가 집권하면 이탈리아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대러시아 제재를 반대하며, 동성애자 권리를 후퇴시키고, 유럽연합(EU)의 분열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며 국제 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친유럽적인 양의 탈을 쓴 멜로니가 일단 집권하면 민족주의의 송곳니를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