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美 빅테크…30일내 부서 못 옮기면 해고
미국 기술기업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이 조직 개편을 통해 ‘조용한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가 최근 부서를 재편성하는 방식으로 감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는 재편성 대상이 된 부서 직원에게 사내의 다른 부서에 지원할 자격을 준다. 하지만 메타의 관행상 30일 안에 새로운 역할을 맡지 못한 직원과의 고용계약은 종료된다. 메타 사내에서 이 같은 관행은 ‘30일 리스트’로 불린다.

그동안 메타는 신규 인력 채용을 동결하겠다고는 말해 왔지만 정리해고까지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메타의 행보는 사실상 정리해고에 해당한다는 게 전·현직 직원의 의견이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예전에는 저성과자가 새 직책을 찾지 못하고 메타를 떠났지만 이번에는 실적 및 평판이 좋은 직원들까지 해고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메타는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비용의 10% 이상을 줄일 계획인데, 이 중 대부분이 감원에 따른 인건비 감소로 해결될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메타 직원은 8만3553명으로 1년 전보다 32% 늘었다.

구글도 메타와 비슷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글은 최근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에어리어120’ 소속 직원 100여 명 중 절반에게 90일 안에 다른 업무를 찾으라고 통보했다. 구글은 통상 직원이 사내에서 새 부서나 업무를 찾는 기간을 60일로 한정해 왔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구글 직원 1400여 명이 이 기간을 180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자 90일로 조정했다. 구글 측은 “그동안 회사에 잔류하길 원하는 직원 중 95%가 새 업무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동안 공격적인 채용에 나섰으나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인원 감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