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브라질의 한 K팝팬이 한국 남성에게 속아 돈을 뜯길 뻔했다가 외교 당국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상파울루 총영사관에 따르면 브라질리아에 사는 현지 여성 A씨는 평소 K팝을 즐겨 듣던 중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거주 남성과 대화를 하게 됐다.

한국 문화 전반에 관심이 많았다는 A씨는 이 남성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호감을 품게 됐고 '온라인 장거리 연애'를 고민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말 이 남성이 '너 보러 브라질에 간다'며 항공권을 전송했고 A씨는 그를 기다렸다. A씨는 남성이 일러준 도착 예정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해당 남성은 "나 지금 상파울루 국제공항 경찰에 단속됐다"며 "소지품을 전부 압수당했는데 돈을 계좌로 보내면 풀려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남성이 원한 액수는 5000헤알(130만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깜짝 놀란 A씨는 도움 요청을 위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급하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경위 파악에 나선 총영사관 측은 남성이 보냈다는 항공권을 보자마자 사기라는 점을 확인했다.

한글로는 도착지가 '제주'로 인쇄돼 있는데 영문으로는 'Brazil'(브라질)이라고 위조돼 있었다. 출발지 역시 한글 '광주', 영문 'Seoul'(서울)로 달랐다.

실제로 이 남성은 브라질 근처에 오지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용 주상파울루 경찰영사(총경)는 "최근 늘어난 외국 한류 팬을 상대로 유사 범행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며 "주위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면 범죄라는 사실을 알려주시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