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본색 파월 "물가 잡는데 비용·고통 따른다"
"금리인상 멈출 곳 없다
당분간 높은 수준 유지"
실망한 뉴욕증시 하락 출발
7월 개인소비지출은 한풀 꺾여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변수
○매파 본색 보여준 파월
파월 의장은 이날 전 세계 투자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 북서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단에 섰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용시장 침체 등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지적하면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훨씬 더 큰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다.파월 의장의 연설 직전까지만 해도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을 할 가능성을 점쳤다. 에너지 가격이 진정되는 등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 연설을 1시간여 앞두고 발표된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 확률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달 PCE 가격지수가 전월 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월에 비해서는 6.3% 상승하며 6월 상승폭(6.8%) 보다 둔화했다. Fed가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PCE 상승세가 꺾이면서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파월은 이날 “7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낮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에 한 달 동안의 개선은 확인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부족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1년 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오판했던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강경했다. CNBC는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을지 모르지만 뚜렷한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고 분석했다.
○다음달 자이언트스텝 확률 커져
‘비둘기 파월’을 기대하던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혼조세로 출발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파월 의장은 이날 다음달 20~21일 FOMC에서의 금리 인상폭을 속 시원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로 기울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기준 자이언트스텝 전망치는 56.5%로 절반을 넘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FOMC 전까지 발표될 각종 경제 지표로 쏠릴 전망이다. 다음달 13일 발표될 8월 CPI도 금리 인상폭을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도 "9월 회의에서 결정은 데이터와 그에 따라 바뀌는 전망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잭슨홀=정인설 워싱턴 특파원/허세민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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