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가 지난 2분기 실적 부진 탓에 시간외거래에서 17.4% 급락했다. 팬데믹 완화로 사용자들이 야외 활동을 다시 즐기면서 메타버스에 쓰는 시간과 돈을 줄였기 때문이다.

로블록스 '어닝 쇼크'…시간외거래서 17% 폭락
9일(현지시간) 로블록스는 2분기 당기순손실이 1억7644만달러로 전년 동기(1억4013만달러)보다 더 늘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손실도 이 기간 25센트에서 30센트로 커졌다. 시장 추정치(21센트)보다 부진했다.

실적의 핵심 지표인 예약 매출도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 로블록스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고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하기 위해 로블록스 통화 화폐인 로벅스를 먼저 구매한다. 이를 합산한 예약 매출은 2분기에 6억399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6억6548만달러)보다 3.8% 줄었다. 시장 추정치(6억4440만달러)보다 적었다.

사용자와 사용 시간 모두 줄었다. 2분기 로블록스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는 5220만 명으로 5410만 명이던 1분기 대비 3.5% 감소했다. 사용자들이 로블록스에서 보낸 시간도 113억 시간으로 1분기(118억 시간)보다 적었다.

로블록스의 실적 부진은 일회성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로블록스의 예약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28%, 20%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3%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였다. 적자 규모도 매 분기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4배 급증한 1억433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1분기에는 1억602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로블록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몰려들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예약 매출과 일간 활성 사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1%, 79% 뛰었다. 주가도 급상승했다. 지난해 3월 상장한 후 시초가 64.5달러에서 지난해 11월 134.72달러(종가 기준 고점)까지 뛰었다. 그러나 팬데믹이 완화되며 주가는 급강하했다. 9일 기준 로블록스 종가는 47.35달러로 고점의 35%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6월 로블록스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크레이그 도나토 로블록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로블록스는 글로벌 데이터센터와 서버 용량, 직원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단기 실적에는 지장을 줄 수 있지만 3~5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