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1672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1조원을 넘어섰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와 마케팅비 감소, 신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설비 투자 확대와 5G 중간요금제 도입 등이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KT, 미디어·금융 등 디지코 성과

KT는 연결 기준으로 올 2분기 매출이 6조3122억원, 영업이익은 4592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12조5899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유·무선 사업 매출은 5G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2조3791억원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는 747만 명으로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54%를 차지했다. 기업 대상 통신사업에서도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알뜰폰(MVNO)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6.8% 늘어난 52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T가 신성장 사업으로 밀고 있는 디지코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터넷TV(IPTV) 등 미디어와 금융 플랫폼·콘텐츠마켓 등이 속한 B2C 플랫폼 사업 매출은 5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IPTV 사업이 4916억원으로 6.1% 성장했다. 디지털전환(DX) 등 B2B 플랫폼 사업 매출은 4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중간요금제로 ARPU 줄 듯

앞서 실적을 공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흠잡을 데 없는 성적표를 내보였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은 4조2899억원, 영업이익은 4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6.1% 증가했다. 5G 가입자 비중이 처음 50%를 넘었고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도 917만 명으로 1분기보다 7만 명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매출 3조3843억원, 영업이익 24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보다 7.5% 줄었지만 희망퇴직 등 일회성 인건비 영향을 제외하면 9.5% 늘었다는 설명이다.

통신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두 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섰지만,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5G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월 5만9000원에 24GB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달 6만원대 초반에 30GB대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 투자도 늘려야 한다. 지난달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G는 물론 6G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지속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