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에서 사임을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CEO(사진)가 새롭게 폭스바겐을 이끈다.

지난 22일 외신에 따르면 디스 CEO는 폭스바겐 이사회에서 오는 8월 31일까지만 CEO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공식 임기는 2025년까지였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포르쉐 CEO인 블루메가 9월 1일부터 후임 CEO를 맡는다.

BMW의 연구개발 총괄 사장을 지낸 디스 CEO는 2015년 폭스바겐 승용차브랜드 총괄 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성능을 조작한 사실이 발각돼 위기를 겪었다. 그는 2018년 폭스바겐 총괄 CEO로 선임된 뒤 전기차 개발을 주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스 CEO는 2015년에 터진 ‘디젤게이트’를 수습하고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환을 주도해왔다”고 했다.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사임 원인으로 꼽힌다. 임기 내내 경영전략을 두고 노조와 마찰을 빚어왔다. 디스 CEO는 공격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밀어붙였다. 그는 2025년까지 520억유로(약 69조원)를 들여 테슬라를 제치겠다고 공언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지난해 3만 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했다.

후임 CEO로 선임된 블루메는 1994년 폭스바겐그룹에 입사한 뒤 아우디, 포르쉐 등 폭스바겐의 여러 브랜드를 관리해왔다. 2013년 포르쉐 생산 및 물류 담당 이사를 거쳐 2015년 포르쉐 CEO로 선임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