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인수계약이 파기된 트위터의 주가가 하루 만에 8%가량 상승했다. 공매도 투자가 힌덴버그리서치가 트위터 주식을 대량 매수한 영향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힌덴버그리서치가 트위터 지분을 대량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대량 매수 소식을 접한 투자자들이 트위터를 추격 매수했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7.9% 상승한 36.75달러에 마감했다.

힌덴버그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와의 법정 공방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의 승소 가능성을 낙관하며 대량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트 앤더슨 힌덴버그리서치 창업주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잘못된 조언을 토대로 즉흥적으로 트윗을 남발해 법정에서 싸우게 되면 트위터가 승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지난 5월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예견하며 공매도했다. 트위터의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되는 가운데 머스크가 너무 비싼 인수가격(주당 54.2달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힌덴버그는 당시 “결국 머스크가 계약을 파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앤더슨 창업주는 “(5월에) 트위터 주가가 48달러 수준이었을 때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며 “이제는 쇼트 포지션을 청산하고 트위터에 대해 롱(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트위터 내 가짜 계정 비율을 문제삼았다. 이를 두고 앤더슨 창업주는 머스크가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머스크는 트위터의 가계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수하겠다고 공언한 전력이 있다”며 “이제 와서 가계정을 근거로 삼아 인수를 포기한다는 것은 최악의 구실”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지난 12일 델라웨어 법원에 머스크 CEO를 고소했다. 트위터는 현재 머스크가 올린 게시글을 관련 증거로 법원에 제출했다. 머스크가 시장 침체기에 거액의 인수 거래를 회피하려 ‘의도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가 승소하면 머스크에게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오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