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에서 '거국 화해' 전직 수반 모임에 초대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 상카라 암살 관련 종신형 집행 논란
부르키나파소 전 독재자 콩파오레 8년 망명 끝 귀국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전 독재자 블레즈 콩파오레(71)가 7일(현지시간) 망명지 코트디부아르에서 약 8년 만에 귀국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 공항에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실이 제공한 비행편으로 도착한 후 헬기로 바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쿠데타 이후 27년간 철권통치를 한 그는 영구집권 개헌을 시도하다가 민중 시위로 쫓겨나 코트디부아르의 비호 아래 망명 생활을 해왔다.

지난 1월 역시 쿠데타로 집권한 부르키나파소 군정은 콩파오레를 비롯해 전직 국가수반들을 국가 위기 대처를 위한 '거국 화해' 모임에 초청했다.

군정 지도자인 폴 앙리 산다오고 다미바가 북부 지역에서 준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합심해 대처한다는 명목으로 전직 대통령들을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는 극단주의 소요 진압에 무능하다는 이유로 군정에 의해 축출된 로슈 카보레 전 대통령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4월 궐석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콩파오레 전 대통령을 부른 것은사법 정의 실현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콩파오레는 1987년 당시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로 불린 토마 상카라 대통령 암살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상카라 측 변호인은 콩파오레가 귀국 즉시 체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정은 이번 화해 모임이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모호한 입장만 내놓았다.

일각에선 콩파오레가 사면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영구 귀국이 아니라 며칠만 체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공항에는 그의 고향 출신 주민 등 지지자 수십 명이 나와 그의 귀국을 환영했다.

한 관계자는 "코트디부아르는 복수가 아닌 화해를 원한다"고 말했다.

임시 대통령을 맡은 다미바는 최근 24개월 내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역내 블록인 서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로부터 쿠데타 관련 제재를 해제 받았다.

부르키나파소 전 독재자 콩파오레 8년 망명 끝 귀국
이번 전직 대통령 회합도 현 군정에 대한 정통성을 인정받고 자신들의 국정 어젠다 추진에 힘을 실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정 지도자 다미바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소요를 확실히 진압하겠다고 집권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