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르펜, 거짓말하고 있다"…르펜, 막판 지지세 결집
마크롱, 불안한 여론조사 선두…2위 르펜과 오차범위 내 접전
프랑스 대선 D-2…선거운동 마지막 날 마크롱, 극우 르펜 맹공
이틀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 후보간 우위를 가리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프랑스는 4월 10일 1차 투표를 하고,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4월 24일 1, 2위 후보끼리 결선 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지금까지 여론조사는 연임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BVA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이 26%, 르펜 후보가 23% 지지율로 2차 투표에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은 지난 3월 11과 18일 30%로 정점을 찍고 나서 하락세를 그렸지만, 르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월 4일 16%에서 꾸준히 올라갔다.

한 달 전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이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렸지만, 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오자 판세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많은 여론조사기관이 마크롱 대통령이 오차 범위 안에서 근소한 차이로 르펜 후보를 이긴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엘리제궁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1차 투표에서뿐만 아니라 2차 투표 여론조사에서도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는 반(反)극우 전선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7년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었을 당시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전선이 구축돼 결국 마크롱 대통령이 66%의 득표율로 르펜 후보를 눌렀다.

하지만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7일 업데이트한 일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이 52%, 르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48%로 4%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자 그간 다른 후보에 관한 언급을 자제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를 겨냥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임에 도전했던 역대 다른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과 공개 토론에 나서지 않았고, 각종 유세에서 다른 후보들을 입에 올리기를 꺼려왔다.

그러던 마크롱 대통령은 8일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르펜 후보가 재정 조달 방안도 없이 유류 부가가치세를 내리겠다면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한 여성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언급하며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인종 차별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리턴 매치가 예상되는 르펜 후보는 역대 최고 기권율이 예상되는 1차 투표를 앞두고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세 결집에 집중했다.

전날 남부 페르피냥을 찾은 르펜 후보는 지지자 4천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당신이 투표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독려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르펜 대표는 "프랑스 국민에게 프랑스를 다시 돌려주겠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치솟는 물가를 지적하며 가계를 자신이 돕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연임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에게 다시 엘리제궁 열쇠를 내어준 것은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