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센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확산하고 있지만 심각한 대유행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주최한 행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늘어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대확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로 BA.2의 지배력 강화, 완화된 방역 규제, 백신 면역 효과 감소 등을 꼽았다. 다만 종전처럼 심각한 확산세가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약 3주 간격을 두고 영국을 뒤따라가고 있다”며 “다행히 영국에서 중증도율 상승이나 중환자실 병상 이용 증가, 사망자 증가는 관측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세계 각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중 스텔스 오미크론 감염자 비중이 지난 1월 22일 0.4%에서 57일 만에 34.9%로 뛰었다. 영국 보건당국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BA.1)보다 80% 더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확진자 증가율이 지난 2월 초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프랑스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18만77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입원자 수도 3일 연속 늘었다.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데다 지난 2주간의 휴가 기간을 거쳐 학교 수업이 재개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폭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전국 31개 성급행정구(성·직할시·자치구)에 임시병원 2~3개를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와 무증상자를 이들 임시병원에 격리해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여전히 중증도에 상관없이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격리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염력이 강한 변이들이 출현하면서 기존 방역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용 기자/베이징=강현우 특파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