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선이 24일 시작된다. 이탈리아 의회는 이날 상원 320명, 하원 630명, 지역대표 58명 등으로 구성된 대의원 1008명을 소집해 투표에 들어간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임기 7년에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다른 내각제 국가와 마찬가지로 평시에는 상징적인 국가원수 역할에 머물지만 비상 정국에는 총리 후보자 지명, 의회 해산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재판관(15명) 3분의 1의 임명권과 의회를 통과한 법률안의 최종 승인권도 가진다.

이탈리아 대선의 형식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와 비슷하다. 헌법상 50세 이상 이탈리아 국민이면 누구나 피선거권을 가진다. 대의원은 비밀 투표 방식으로 각자 선호하는 인물을 용지에 적어낸다. 1~3차 투표는 대의원 3분의 2(672표)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선출된다. 여기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4차부터는 과반(505표) 득표자를 뽑게 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당선자가 나오기까지 대략 수일이 걸렸다.

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2015년 4차 투표 끝에 당선됐다. 정가와 언론에서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를 가장 유력한 당선 후보로 꼽는다. 드라기 총리 외에 하원 의장을 지낸 피에르 페르디난도 카시니 상원의원, 이탈리아 헌정사상 첫 여성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마르타 카르타비아 법무장관 등도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에는 마타렐라 대통령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힘을 얻고 있다. 우파연합의 단일 후보로 지명됐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좌파 정당 그룹의 반대에 부딪혀 출마를 포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