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2주일 동안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결근자가 880만 명 나왔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한 결과다. 결근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구인난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美 오미크론에 880만명 결근…일손 달려 단축영업, 軍 동원
20일(현지시간)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29일부터 올 1월 10일까지 2주일 동안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자를 돌봐야 한다는 등의 사유로 직장에 출근하지 못한 미국인이 880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근로자 중 6%에 해당한다.

이는 오미크론이 본격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1~13일 동안 나온 결근자 수(300만 명)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인구조사국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기존 최다 기록은 지난해 1월의 660만 명이었다.

결근자 외에도 320만 명은 코로나19 감염 등 우려 때문에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초 100만 명을 돌파한 뒤 최근에는 다소 줄어 75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오미크론으로 결근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노동시장 경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3.9%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사람은 모두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완전고용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미크론 때문에 결근하거나 구직활동을 일시 중단하고 퇴사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구인난이 커지고 있다.

미국 회계법인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의 가장 큰 위험은 전파력이 아니라 극심한 노동력 부족”이라고 분석했다. 근로자 부족으로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할 직원이 부족해지자 미국 기업들은 고육지책을 동원하고 있다. 메이시스백화점은 이달부터 운영시간을 매일 두 시간씩 단축하기로 했다. 일부 주정부는 교사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주방위군이나 공무원들을 대체 교사로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은퇴한 교사들의 복직을 유도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다시 늘고 있다. 미 노동부가 집계한 최근 1주일(9~15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8만6000건이었다. 지난해 10월 둘째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존 린치 코메리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는 오미크론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일자리가 늘어나는 추세는 확고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