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가 부유국들이 기부한 코로나19 백신 106만회분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신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태에서 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이잘 슈아이브 나이지리아 국립1차건강관리개발기구(NPHCDA) 대표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유통기한이 지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06만6214회분을 성공적으로 폐기했다”고 발표했다.

슈아이브 대표는 폐기된 백신은 부유한 국가들로부터 받은 것이며, 들여올 당시 이미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밝혔다.

슈아이브 대표는 “부유한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사재기했다가 유통기한이 다다르면 가난한 나라에 기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백신들이 우리에게 전해졌을 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백신 민족주의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매우 부족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폐기한 백신을 어느 국가에서 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나이자리아의 인구는 2억600만명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성인의 비율은 2%밖에 되지 않는 등 접종률이 상당히 낮다. AFP통신은 “1996년 뇌수막염 예방주사 임상시험 후 11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친 이후 백신을 꺼리는 문화가 현지에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슈아이브 장관은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하려면 백신 공급을 더 잘해야 한다. 모든 국가가 코로나19를 퇴치할 때까지 그 어떤 국가도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