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전용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해외 언론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넘쳐나는 유동성 덕분에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됐고, 이들이 전용기 시장을 급성장시키는 큰손이 되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27일(현지시간) CNBC는 "비즈니스 제트기, 프라이빗 제트기 등 전용기에 대한 수요 폭증으로 인해 기업들의 전용기 생산이 지체되면서 구매자들의 배송대기기간이 길어질 정도"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항공우주 컨설팅업체 엑센추어의 존 슈미트 총괄은 "2019년과 비교하면 전용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중고 전용기마저 빠르게 소비되면서 시장에 내놓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에서만 전용기(비즈니스 제트기)의 이착륙 건수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마지막 호황을 누렸던 전용기 시장이 올해 들어 당시 수준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를 하는 미국 기업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제프리스 자료에 의하면 IPO 활동이 증가할수록 비즈니스 제트기 인도 물량도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부유층 등의 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신규·중고 전용기 가격은 모두 기존 대비 20~30% 올라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제프리스 측은 "전 세계 전체 항공기 수 대비 중고 전용기의 재고량 비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라면서 "세스나, 다쏘, 걸프스트림, 봄바디어, 엠브라에르 등 대부분의 주요 전용기 제조업체에서 해당 비율은 3% 내외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용기 시장에서 신규 소비자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이한 점으로 꼽았다. 엠브라에르의 최고판매책임자인 스티븐 프리드리히 역시 "소비자층 저변의 확대"를 최신 동향으로 지목했다. 코로나19 이후 점점 더 많은 수의 전 세계 억만장자들이나 포춘 100대 기업들이 '생산성 도구'의 하나로 전용기를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다년간의 침체기를 끝내고 개인용 제트기 시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올해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전용기 운항 건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간보다 9% 늘어났다"고 밝혔다. 항공 데이터 전문업체 윙엑스에 의하면 11월 들어 2주차까지의 전용기 비행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 같은 흐름 덕분에 미국에서는 전용기를 구매한 뒤 민간 소비자들에게 대여하는 사업체들이 예비 부품을 비축하고 조종사 등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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