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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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도쿄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두 분기 만에 또다시 역성장했다.

일본 내각부는 올해 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3.0%로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0.7%) 보다 경제성장률이 더욱 악화됐다.

일본 경제가 역성장한 건 올해 1분기 -1.1%를 나타낸 이후 반년 만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였다.

지난 7~9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했지만 경제성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관중을 받지 않고 경기 대부분을 대부분 무관객으로 개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도쿄 등 대도시 지역에 4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경기가 더욱 얼어붙었다.

일본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비가 또다시 감소했고, 제조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업계의 대규모 감산도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 2분기 0.9% 증가했던 민간수요는 3분기 -1.1% 감소해 두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수출은 -2.1%로 5분기 만에 감소했다. 반도체와 부품 부족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이 크게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긴급사태가 해제된 10월부터 소비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4분기 GDP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GDP가 당분간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분기말 일본의 GDP는 535조엔(약 5546조원)으로 2019년말의 547조엔을 12조엔 밑돌았다. 일본 정부는 연내 일본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미국 경제는 이미 2분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4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달 4월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내놓을 추가 경제대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르면 이번주 중 40조엔 규모의 코로나19 경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마쓰무라 히데키 일본종합연구소 조사부장은 "퍼주기식 정책 대신 적재적소에 재정을 투입하는 '핀포인트'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