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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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기업에 유입된 벤처캐피털(VC) 자금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31일 "기후 기술기업들이 모은 투자금이 올해 벌써 320억달러(약 37조4400억원)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투자유치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CNBC에 따르면 2016년 기후 기술기업에 몰려든 자금은 66억달러 규모에 불과했었는데, 5년만에 4배 급증한 것이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 투자자들이 기후에 초점을 맞춘 창업 생태계를 환영하고 있는 데 따른 움직임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향후 기후기술 분야에서만 10억달러 규모의 스타트업이 1000개 가량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우주 산업 분야에서만 8~10개의 테슬라 같은 기업이 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주 개발 산업에서도 친환경 이슈를 선도하는 기업이 각광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산업은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는 데 근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전 세계에 416개의 기후 기술스타트업이 설립됐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많은 투자금을 조달한 기후 기술스타트업은 미국 기업이었다. 그 다음으로 중국, 스웨덴, 영국 순이다. 이중 영국 런던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제외하면 기후 기술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밀집한 곳으로 꼽혔다.

유럽의 경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술기업들을 분석하는 분야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정교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유럽 VC의 기후 기술 스타트업 투자는 올해 80억달러로, 5년만에 7배 가량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최대 교육연기금인 네덜란드의 ABP는 로얄더치쉘 등에 투자했던 150억유로(약 20조원) 규모의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더 이상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BP는 현재 화석연료 관련 기업 총 80곳 가량에 투자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ABP의 전체 운용자산 5280억유로 가운데 3%를 차지한다. ABP는 "전력 자동차 항공 산업에 투자 규모를 집중하는 동시에 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