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음악감독직 수행…이후 은퇴 가능성
'지휘 거장' 무티, 시카고 심포니와 3번째 계약 연장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80)가 미국의 대표적인 관현악단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음악감독직을 2023년까지 연장 수행한다.

CSO 운영 주체인 CSOA(The CSO Association)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무티와의 계약을 2022-2023 시즌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무티는 지난 2010년 9월 CSO의 10번째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이미 재계약과 계약 연장을 통해 2021-2022 시즌까지 임기를 연장한 무티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된 것을 감안해 한 시즌 더 계약을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고 CSOA는 전했다.

계약 조건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연 10주의 정기 콘서트 및 특별 콘서트, 지역사회 봉사활동, 4주간의 미국 내외 순회공연 소화 등이다.

연봉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부임 첫해인 2010-2011 시즌 연봉은 220만 달러(약 26억원)로 알려져 있다.

CSOA 이사회 의장 헬런 젤은 "무티와 CSO의 독창적인 예술성은 시카고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낸 우리의 영혼을 고양하고 새로운 영감을 주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CSO와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수락해준 무티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무티는 "CSO 단원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음악감독으로 계속 남아 멋진 협연과 협력을 이어갈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음악을 지역사회의 주요 요소이자 전 세계 희망의 등대로 지켜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휘 거장' 무티, 시카고 심포니와 3번째 계약 연장
무티는 작년 7월 80번째 생일을 앞두고 시카고 지역 라디오 WDCB-FM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 음악감독으로 일했다.

인생 말년에는 나 자신을 돌보며 살아보고 싶다"며 2022년 이후 은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다음 세대 또는 다른 지휘자들이 아이디어를 펼치도록 자리를 내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이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지휘자로 일컬어지는 무티는 1986년부터 2005년까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라 스칼라 오페라 하우스'의 음악감독을 지냈고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니 등을 이끌었다.

CSO와는 1973년 시카고의 야외 음악 축제 '라비니아 페스티벌'(Ravinia Festival)에서 객원 지휘자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34년 만인 2007년 순회공연을 같이 하고 2008년 CSO 음악감독직을 수락했다.

시카고 클래식 음악계는 무티의 존재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무티가 CSO의 국제적 명성에 걸맞고 예산 규모에 적합할뿐 아니라 투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실제로 무티 취임 이후 CSO는 기부금과 입장권 판매 수익이 연속 상승하면서 재정 기반을 공고히 다졌다.

또 무티가 '대중을 위한 클래식 전도사'를 자처하며 지역사회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무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는 시카고 전체로 확대됐다.

무티가 이끄는 CSO는 계약 연장 발표가 나온 23일부터 시카고 오케스트라 홀에서 2021 가을 시즌 정기공연을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