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센스타임이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소 20억달러(약 2조33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센스타임은 IPO 주관사로 중국국제금융공사와 영국계 HSBC를 선정했다. 수주 내에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센스타임은 2014년 설립된 AI 기술 업체다. 얼굴 인식, 자율주행, 증강현실, 의료사진 분석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혼다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퀄컴 등 미국 기업과도 거래했으나 2019년 미 상무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관계가 단절됐다. 미국은 2019년 10월 센스타임의 얼굴 인식 기술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활용되고 있다며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의 제재에도 센스타임은 지난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감시 카메라 설치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센스타임은 중국 127개 도시 지하철과 도로, 공항 등에 폐쇄회로TV(CCTV) 등 감시 인프라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0억위안(약 1조6200억원)으로 2019년보다 80% 증가했다.

센스타임은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유치하는 등 누적 26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말 투자 유치 시 기업 가치 120억달러(약 14조원)를 인정받았다. 2018년 소프트뱅크 투자 당시 60억달러에서 두 배로 커진 것이다. 센스타임은 홍콩증시 상장 이후 상하이나 선전 등 중국 본토 증시에 2차 상장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