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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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작년 5월 말 이후 8개월 만에 또다시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할 방침이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사망자가 35만 명을 넘어섰지만 백신 접종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는 4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에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가 오는 9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긴급사태를 선언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은 외출 자제와 점포의 휴업 및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할 법적 근거를 가진다. 다만 긴급사태의 근거 법령에 벌칙 조항이 없어 지자체장의 요청에 강제성은 없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벌칙과 보상 규정을 반영한 법 개정안을 18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작년 4월 7일~5월 25일 도쿄와 수도권 등 대도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스가 정부는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우려해 추가 긴급사태 선언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지난해 48일간의 긴급사태로 일본 경제가 약 38조엔(약 399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했다. 2019년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규모다.

그런데도 또다시 긴급사태 선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전날까지 일본에서는 6일 연속 3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 중 절반이 도쿄와 수도권에서 나왔다.

한편 중국 베이징이 4일 코로나19의 외부 유입을 막기 위해 베이징시 입경자들의 격리 기간을 14일에서 21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국은 베이징과 랴오닝성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코로나19 상황도 호전되지 않고 있다. 존스홉킨스대는 3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35만7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영국에서도 5만4990명의 확진자가 나와 6일째 5만 명대를 이어갔다. 이날 영국에선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1차로 영국 전역에 백신 53만 회 분량이 배포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