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내년 9월까지 가능한 2그룹에 해당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글라데시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등과 동급이다.

2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업체 피치솔루션스는 ‘3단계에 걸친 아태지역 코로나19 백신 보급 속도차’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각국이 백신 개발 제약사와 체결한 사전구매계약 규모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아태 국가 중 1그룹은 이르면 이달 백신 접종을 시작해 내년 6월엔 국민 대부분이 접종을 마칠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들이다. 일본 중국 호주 인도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7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사전구매 계약을 통해 5억4000만 회의 백신 접종분을 확보했으며, 중국은 화이자 등으로부터 1억 회의 접종분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자체 백신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2그룹은 내년 9월까지 국민 대다수가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들이다. 한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9개국이 2그룹으로 분류됐다. 2022년 2월에야 대다수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는 3그룹엔 북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네팔 등이 들어갔다.

피치솔루션스는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근성은 제약사와 체결한 사전구매 계약에 따라 크게 차이 날 것”이라며 “일부 국가는 내년 상반기에도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만 치료하는 ‘의료 배급’도 논의되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일 기준 1800만 명을 넘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미국에서 하루평균 21만7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이는 0.4초마다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는 의료 배급 검토를 시작했다. 의료 배급은 병원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집중 치료하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된 영국에선 22일 사상 최다 확진자(3만6804명)가 발생했다. 사망자(691명)도 한 달여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70% 강한 변종이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 잉글랜드 전역이 3차 봉쇄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