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일본 전역의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로부터 전력을 사모아 시장에서 판매하는 ‘재생에너지 종합상사’ 사업을 시작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가 오는 11일 독일 넥스트 크래프트베르케와 합작회사를 세워 2022년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진출한다고 3일 보도했다.

VPP 사업은 개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구입한 뒤 시장에서 전력회사 등에 판매하는 일종의 재생에너지 도매업이다. 도시바가 손잡은 넥스트 크래프트베르케는 발전사업자 1만여 곳을 고객사로 보유한 유럽의 대형 VPP 사업자다.

일본 정부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로 줄이겠다고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구매 제도를 바꾸면서 일본에서도 VPP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22년부터 재생에너지를 고정가격에 사주는 고정가격매수제(FIT)에서 시장가격에 매입가를 연동시키는 제도(FIP 제도)로 변경하기로 했다.

FIP 제도가 시행되면 전력 가격이 시장 상황에 좌우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매각 시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뒤바뀌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실제 전력 공급량이 사전에 제출한 공급 계획과 다르면 추가 비용을 물리는 제도도 도입될 예정이어서 사업자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여러 개의 재생에너지 사업자를 하나의 대형 발전사업자로 묶는 역할을 하는 VPP 사업은 개별 사업자의 가격 변동 위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출범까지 일본 전역의 풍력 및 태양광발전 사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전력 가격이 높은 시간대에 재생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파는 등 시장 규모와 수익성을 동시에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을 400억엔(약 4334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