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아시아와 미국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소폭 인하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석유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가격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에너지정보 분석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날 사우디는 이날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10월 인도분 아랍경질유 공식 판매 가격(OSP)을 1.40달러 인하했다. 아람코 원유 수출의 절반 가량은 아시아에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가 차지한다.

아시아 수출 아랍 중(重)질유는 벤치마크 유종 대비 -30센트 할인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월대비 90센트 낮아진 가격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아랍경질유는 전월대비 가격을 60센트 낮췄다. 지난달 벤치마크 대비 1.65달러를 올려받았지만 이달엔 1.05달러 프리미엄을 적용한다.

아람코가 아시아 수출용 원유 가격을 인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S&P글로벌은 "앞서 지난달 말 한 소식통은 미온적인 수요를 근거로 아람코의 아시아 수출용 원유 가격이 1~2달러 가량 인하될 전망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아람코가 미국 수출 유가를 내린 것은 반 년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람코가 원유 가격을 내린 것은 세계 연료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공장 운영이 활발해지며 수요가 회복하고 있지만 인도 등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석유 수요가 낮다는 설명이다. 지오반니 슈투노보 UBS그룹 상품애널리스트는 "아람코는 주요 고객인 중국의 원유 수입량을 늘리기 위해서도 가격을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극 국제 유가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제 선물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4일엔 두달만에 최대 일일 하락폭을 냈다. 각국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수요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가 미국에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가 지연된 영향이다.
사우디아람코, 수출 유가 인하…"석유 수요 전망 나빠"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 인도분은 시초가(39.48달러)보다 약 0.5% 내린 39.27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8월물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42.20달러에 손바뀜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