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P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잠잠했던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드디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벅셔해서웨이는 천연가스 인프라에 약 100억달러를 투자, 미국 천연가스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버핏의 첫 대규모 투자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에너지회사인 도미니언에너지는 5일(현지시간) 천연가스 인프라를 벅셔해서웨이 에너지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금액은 부채를 포함해 97억달러(한화 약 11조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6년 미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를 37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벅셔해서웨이의 최대 규모 투자다.

벅셔해서웨이는 사상 최대 규모인 137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다. 버핏 회장은 지난 5월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마땅한 투자대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발언했는데, 이를 두고 버핏 회장의 투자 감각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미 현지에서 나오기도 했다. 앞서 벅셔해서웨이는 미 항공기업 주식 전량을 손절매하는 등 행보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버핏도 때로는 실수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첫 대규모 투자대상으로 천연가스를 낙점한 배경은 규모의 경제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벅셔해서웨이는 10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벅셔해서웨이는 미 천연가스 시장점유율을 현재 8%에서 18%로 대폭 확대하게 된다.

도미니언에너지는 환경문제 논란이 일었던 천연가스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했고, 기존에 운영하던 천연가스 인프라를 벅셔해서웨이에 매각하게 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