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개발자 대회서 공개될 듯
HP·델·삼성 등과 차별화 위해
애플이 36년 맥 컴퓨터 역사상 최초로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지난 15년간 맥 컴퓨터에 써온 인텔 칩을 버리면서 노트북(맥북)과 PC 사업에서도 독립을 선언했다는 의미가 있다. 애플의 프로세서 전환으로 인텔이 주도하는 PC 프로세서 시장에 변화가 일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2일 온라인으로 여는 자사 연례 개발자 대회인 ‘WWDC 2020’에서 차세대 맥 컴퓨터에 적용할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공개한다. 영국 반도체 전문회사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애플이 개발한 칩이다. 애플 칩이 들어간 맥북과 맥PC 등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인텔의 결별설은 수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서 자체 칩을 쓰고 있는 애플은 PC 시장에서도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애플은 PC의 모바일화 추세에 맞춰 인텔에 저전력에 특화한 미세공정 프로세서를 요구했지만 인텔이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 엔지니어들은 인텔 칩에 의존하면 미래의 맥 컴퓨터 개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1984년 처음 출시된 맥 컴퓨터는 그동안 두 차례만 프로세서 업체를 바꿨다. 초기 맥 컴퓨터에 모토로라 칩을 쓰다가 1994년부터 2005년까지는 IBM 등이 공동 개발한 파워PC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이후 2005년 스티브 잡스가 WWDC 행사에서 인텔 칩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애플은 앞으로 자체 칩을 적용한 맥 컴퓨터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애플의 글로벌 PC 시장점유율은 약 10% 수준으로, 인텔 매출에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애플이 성공적으로 제품을 내놓으면 다른 PC 제조사들도 ARM 기반 칩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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