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자상거래 매출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소비자들이 자의 반 타의 반 온라인 상거래로 몰리고 있어서다. 온라인 거래의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이 늘면서 산업 지형이 과거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대면 거래 급증…"코로나 끝나도 산업지형 과거로 못 돌아가"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총 36조83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6%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주요 유통업체의 온라인 매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씩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비대면(언택트) 거래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 상무부 자료를 보면 1분기 소매 판매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난 1조3635억달러였는데, 온라인 거래액은 14.8%나 늘었다. 특히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급증세다. 시장조사기관인 브릭미츠클릭은 지난달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판매액이 총 6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작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기업 실적이 줄줄이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매출이 급증한 건 최근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회사는 올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1346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증가율만 따지면 74%에 달했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15만 명을 신규 고용한 데 이어 현재 5만 명을 추가로 뽑고 있을 정도다.

영국 온라인 화랑인 아트파인더는 요즘 12분마다 한 점꼴로 새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고객 수가 45만여 명으로 올 들어서만 두 배 넘게 증가한 덕분이다. 더구나 소비자들은 작품 구입에 작년보다 평균 5%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있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가 사라져도 일상이 과거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