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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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한 유혈 폭력 시위가 확산되면서 미국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수도인 워싱턴DC에선 시위대 수천 명이 백악관에 접근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지하벙커로 피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뉴욕 시카고 시애틀 로스앤젤레스(LA) 등 140개 도시로 번졌다. 베벌리힐스의 로데오드라이브, 뉴욕의 로어맨해튼, 시카고의 매그니피선트마일 등 유명 쇼핑거리 등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벌어졌다.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최소 5명이 숨졌고 체포된 시위대가 2500명을 넘었다. 켄터키주 최대 도시 루이빌에선 시위대 중 1명이 시위대와 경찰의 총격전 도중 사망했다. 경찰의 대응 사격으로 사망한 게 확인되면 경찰총에 맞아 일반인이 사망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선 경찰차량 47대가 불에 타는 등 파손됐다. LA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 40개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주 방위군 5000명이 워싱턴DC와 15개 주에 배치됐다. NYT는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 주도세력을 ‘안티파(급진 좌파)’로 몰아붙이며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워싱턴=주용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