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기업들이 최악의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라쿠텐은 지난해 8년 만에 34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닛산자동차도 지난해 3분기(10~12월)에 2800억원대 적자를 봤다.

일본의 유통기업 라쿠텐은 지난 13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19회계연도(2019년 1~12월)에 318억엔(약 342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1422억엔(약 1조5323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7.3% 줄어든 727억엔에 그쳤다. 라쿠텐이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라쿠텐은 2020년도 예상 실적도 발표하지 않았다.

라쿠텐의 실적 악화는 보유 중인 미국 차량공유업체 리프트 주식을 1028억엔(약 1조1068억원)의 평가 손실로 계상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일본 시장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되면서 대규모 투자를 한 점도 부담이 됐다. 또 주력인 전자상거래 분야는 시장이 포화 상태에 근접하면서 성장성이 크게 떨어졌다. 아마존재팬, 야후 등과의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닛산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닛산은 2019회계연도 3분기(10~12월)에 260억엔(약 280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닛산이 분기 기준 적자를 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닛산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7.6%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보인 중국에서의 판매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화학업체 쇼와덴코는 2019회계연도에 순이익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730억엔(약 786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2020회계연도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79%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외식 체인 스카이라크는 2019회계연도에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 줄었고, 일본페인트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9% 감소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