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유럽 '금리 논쟁'

"금리 올려야" vs "現 수준 유지"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이 변수
시장선 당분간 '동결' 관측 우세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마이너스 금리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경제에 도움 되지 않고 부작용만 낳는다는 공격을 받지만, 일각에선 이를 포기하면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스웨덴 '마이너스 금리' 결국 포기…ECB는 "年 -1.0%까지 인하 여력"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 간 단기차입금리인 유리보(Euribo) 3개월물은 지난 10일 기준 연 -0.395%를 기록했다. 유리보는 국내 코픽스처럼 은행들이 예금·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사상 최저치인 연 -0.436%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9월에 비교해선 올랐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ECB가 당분간 현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유럽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중앙은행은 ECB와 스위스, 덴마크 등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지난해 말 4년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제로(0)로 다시 올렸다. 스테판 잉베스 릭스방크 총재는 “과열된 주택시장이 경제에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며 “금리 인상을 통해 정상적인 경제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ECB는 지난해 9월 역내 시중은행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적용하는 예금 금리를 종전 연 -0.4%에서 연 -0.5%로 낮췄다. ECB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내부 보고서에서 예금 금리를 현 연 -0.5%에서 연 -1.0%까지 인하해도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부작용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지금으로선 전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유럽의 경기 회복 징후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당분간은 금리를 동결한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럽연합(EU)은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2%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GDP 증가율(1.1%) 대비 0.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영국과 EU의 연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ECB의 현 금리 유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또 다른 이유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