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노다 등 차기 총재 선거 출마 의사 표명
기시다 "다음 총재 선거 향해 노력"…'포스트 아베' 목소리 확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임기 종료가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총리를 노리는 일본 정치권 인사의 움직임이 또렷해지고 있다.

5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다음 총재 선거를 향해 확실히 분투·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집권당 총재가 되는 것은 총리가 되기 위한 사실상의 필요조건이다.

그는 전날 일본 히로시마(廣島)시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레이와(令和·지난해 5월부터 사용된 일본의 연호) 시대 최초의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시대를 확실히 짊어지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느낀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언제 총재 선거가 행해질지 확실하지 않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며 "어떤 상황이라도 확실하게 노력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민당 총재를 겸직하는 아베 총리 퇴임 후 차기를 노리는 이른바 '포스트 아베' 주자인 기시다 정조회장의 이런 언급은 다음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 표명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풀이했다.

기시다는 그동안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대신 아베 총리의 연임에 찬성한다는 뜻을 보이는 등 아베 총리와의 대립을 피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데 만족했으나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기시다 정조회장 외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상 등도 차기 총재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까지로 아직 1년 이상 남았다.

하지만 최근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회 해산 관측이 나오는 등 정국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차기 주자들이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 총리가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어 '포스트 아베도 아베'인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관해 "지금 곧 해산할 필요는 없다.

국민은 국회가 많은 과제를 착실하게 소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와카야마(和歌山)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기 해산을 요구하는 것은 "극히 소수"라며 이런 견해를 표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이달 하순이나 내달 초 해산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