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온라인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나이키는 2019 회계연도 2분기(9~11월) 매출이 103억3000만달러(약 12조300억원)로 시장 전망치(100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나이키의 '조던 브랜드'는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 매출을 돌파했다. 조던 브랜드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내세운 한정판 프리미엄 제품군이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해 연말 쇼핑시즌에 온라인 판매 매출도 38%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나이키는 아마존에서 제품을 철수하는 대신 자체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강화 전략 덕분에 백화점, 할인매장 등을 거치지 않는 나이키 직접 매출이 17% 증가했다.

중화권 매출도 23% 급성장했다. 북미 지역 매출은 5.3% 성장하면서 3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인 4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나이키의 ‘디지털 전성기’는 마크 파커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이키는 올해에만 앱과 온라인 시스템 등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파커 CEO는 2023년까지 나이키 전체 판매에서 디지털 거래 비중이 3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커 CEO는 회사의 좋은 실적에도 내년 1월 사임한다. 사임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일부에선 최근 나이키가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것이 CEO 사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지난 10월 초 나이키 소속 육상 코치인 알베르토 살라자르가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며 4년간 활동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파커 CEO는 수 차례 살라자르에게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파커 CEO의 후임은 정보기술(IT)서비스 관리업체 서비스나우 CEO인 존 도나호로 결정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