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사형 집행 영장에 서명, 마약 근절책
스리랑카, 43년 만에 사형집행 곧 재개…대통령 승인
스리랑카가 마약 근절을 위해 43년 만에 사형집행을 재개한다.

27일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전날 마약사범 4명에 대한 사형집행 영장에 서명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모든 공식 절차를 마침에 따라 곧 사형이 집행될 것"이라며 "이는 만연하는 마약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스리랑카 당국은 사형집행 대상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해당 사형수들에게는 아직 관련 사실이 통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1976년을 끝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사형집행관도 없는 상태라 최근 관련 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스리랑카 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형집행은 불법 마약 거래 근절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2천100만명의 스리랑카에는 현재 20만∼30만명의 마약 중독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소자 2만4천명 가운데 60%가 마약사범일 정도로 최근 스리랑카에서는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시리세나 대통령은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을 참고해 이번 대책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5천명이 넘는 마약사범을 재판 없이 '처형'해 등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마약사범 근절에는 효과가 있었다고시리세나 대통령이 판단한 것이다.

그는 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 관련 정책에 대해 '세계의 모범'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리세나 대통령에게는 올해 하반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형집행을 통해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언론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성명을 통해 "시리세나 대통령은 사형집행 재개 계획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