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남미 좌파 정상들이 창설한 남미국가연합(우나수르·UNASUR)을 공식 탈퇴했다. 대신 ‘친미(親美) 우파’ 성향의 남미 국가 정상들이 모여 지난달 출범시킨 프로수르(PROSUR)에 힘을 실으면서 남미 정세의 재편을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지난해 4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정부가 우나수르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은 우나수르를 떠났고 프로수르를 설립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새 모임(프로수르)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가 참여한다”고 말했다. 우나수르 국가들이 순번에 따라 브라질에 의장국을 맡아달라고 요청하자 탈퇴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우나수르는 2008년 5월 우고 차베스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주도로 창설됐다. 모두 남미의 좌파 대통령이다. 이들은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남미를 통합하겠다며 남미의 유럽연합(EU)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엔 총 12개 남미 국가가 참여했지만 지금은 회의도 열리지 않아 유명무실해졌다.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우루과이, 가이아나, 수리남 등 5개국만 남았다.

국제사회에선 이를 대체할 남미연합으로 프로수르를 주목하고 있다. 프로수르는 우나수르에서 탈퇴한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페루, 에콰도르 등 7개 국가가 주축이 돼 세운 모임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친미’ 등을 표방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